▶ 배나무접을 잘 하는 주정을 하면 토방돌[각주:1]을 뽑는 오리치[각주:2]를 잘 놓는 먼섬에 반디젓[각주:3] 담그러 가기를 좋아하는 삼춘 삼춘 엄매 사춘 누이 사춘 동생들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각주:4]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구떡[각주:5] 콩가루차떡의 내음새도 나고 끼때[각주:6]의 두부와 콩나물과 뽂운 잔디와 고사리와 도야지[각주:7] 비계는 모두 선득선득[각주:8]하니 찬 것들이다.


_백석, <여우난골족> 에서_



인절미[각주:9] 몇 개 만들어 놓고 긴 겨울밤 구진한 입을 달랩니다.

준비물 : 찹쌀, 볶은 콩가루, 소금물, 작은 접시, 방망이, 도마, 쟁반, 신문지.



① 찹쌀은 깨끗이 씻어 30분 가량 불렸다가 채반에 담아 물기를 쪽 뺀 다음 압력밥솥에 넣고 찝니다. 쌀 위로 물이 거의 올라오지 않게 쪄야 찰밥이 질지 않습니다. 찜통이 있으면 보자기를 깔고 고슬고슬하게 쪄내는 게 가장 좋아요. 한번에 많은 양을 하면 만들기 부담스러우니까 밥 두 공기 정도 나올 분량으로 했습니다.



② 밥이 고슬고슬하게 쪄졌으면 도마위에 쏟고 방망이로 찧습니다. 이 때 도마와 방망이에 찰떡이 붙지 않고 골고루 찧기 위해 손에 소금물을 묻혀 가며 뒤집어줍니다. 소금물을 묻혀야만 떡에 간이 잘 들어요.



③ 웬만하게 밥알이 문디겨지면 가래떡 모양으로 길게 한 가닥씩 늘립니다. 너무 찰지게 찧으면 소금물을 많이 묻히게 되고 떡이 질어지므로 밥알 형체만 문디겨지면 됩니다. 간혹 밥알이 입안에서 씹히는 맛이 쫀득쫀득 좋습니다. 길게 뽑은 찰떡은 한입 크기로 칼등이나 접시 모서리로 썹니다. 칼날보다 뭉뚝하게 썰어지지만 집에서 만드는 인절미 맛이라고 우겨 봅니다.


 

④ 뚝뚝 썬 찰떡을 미리 쟁반에 부어놓은 콩가루에 버무립니다. 콩가루 묻히면서 손으로 집어 먹는 인절미가 다소곳하게 쟁반에 담긴 인절미보다 더 맛납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인절미는 하룻밤 정도 지나 겉은 꾸덕꾸덕 마르고 속은 말랑말랑할 때 가장 맛있습니다. 실온에 하루나 이틀 더 뒀다가 속까지 꾸덕꾸덕 해지면 불에 구어 엿물에 찍어 먹는 인절미도 별미입니다. 




◀ 백석의 시를 풀어 봅니다. 명절이 되어 ‘나’는 아버지 외갓집으로 명절을 쇠러 갑니다. 아버지 외갓집을 북녘에서는 ‘진외갓집’이라고 했다는군요. 그래서 아버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진할아버지’, ‘진할머니’라고 부릅니다. 진외갓집은 ‘여우난골’이라는 마을에 있습니다. 지명에서 보듯 여우가 많은 골짜기 마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 키우던 개도 진외갓집에 데리고 갈 정도로 친척들이 모여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놀던 풍습이 그대로 나옵니다.


삼촌은 배나무 접을 잘 붙혔나 봅니다. 요즘은 과실나무 묘목을 따로 구입하지만 옛날에는 나무눈끼리 접목하여 묘목을 만들었습니다. 손재주가 뛰어난 삼촌은 술을 마시면 마루에 오르는 섬돌을 뽑으며 힘자랑을 합니다. 야생오리를 사냥하는 올무도 잘 놓고 밴댕이젓을 담그러 먼섬까지 가기도 합니다. 삼촌은 이런저런 재주가 많았던 것 같군요. 


명절에 삼촌을 비롯해 엄마 사촌들까지 모두 모여서 집안이 왁자지껄합니다. 진할아버지와 진할머니가 계시는 안방에는 새옷을 입은 친척들이 모였습니다. 새옷 냄새가 가득하다는군요. 친척들은 인절미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떡과 두부를 만들고 나물도 무치고 차가운 돼지 비계도 있군요. 흥성거리는 부엌에서는 뿌연 김이 모락모락 나고 방에서는 어른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이들은 마루와 방을 드나들고 부엌을 기웃거리다가 마당으로 나가 뛰어 놀겠지요. 






  1. 집채의 낙수 고랑 안쪽으로 돌려가며 놓은 섬돌 [본문으로]
  2. 평북지방의 토속적인 사냥도구로 동그란 갈고리 모양으로 된 야생오리를 잡는 도구 [본문으로]
  3. 밴댕이젓 [본문으로]
  4. 안방 [본문으로]
  5. 소나무 어린 가지를 벗겨 떡에 넣었으므로 떡에서 소나무 냄새가 난다. [본문으로]
  6. 끼니 때 [본문으로]
  7. 돼지 [본문으로]
  8. 마음에 서늘한 느낌이 드는 모양 [본문으로]
  9. 인절미는 이두(吏讀)로 인절병(印切餠), 인절병(引切餠), 인절미(引截米) 등으로 불리어 지는데, 잡아 당겨 자르는 떡이라는 의미에서 생긴 이름이다. <증보산림경제>, <임원십육지>, <성호사설>에서는 콩고물을 묻힌 인절미가 기록되어 있으며 <주례(周禮)>에는 인절미를 떡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인절미 (한국의 떡, 2003.2.28, 형설출판사) [본문으로]

Posted by 윤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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