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크리스마스 캐롤〉엔딩 신



1843년에 발표한《크리스마스 캐롤》A Christmas Carol 은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부터 크리스마스 아침까지 에비니저 스크루지’ 영감이 혼령을 만나 과거, 현재, 미래를 겪는 사건이다. 주인공 스크루지는 초로의 노인으로 고리대금업으로 돈을 번 부자이다. 돈을 많이 벌었지만 사무실 벽난로는 불을 피우지 않아 유일한 직원인 ‘밥’은 곱은 손가락을 촛불 온기에 쬐여가며 장부 정리를 한다. 심지어 의심이 많은 스크루지는 사무실과 집 자물쇠를 각각 세개씩 갖고 다닌다. 사람들과 인사조차 나누지 않을 뿐더러 자선단체에 기부 한적이 없고 조카와 크리스마스 때 밥 한끼 먹을 줄 모른다. 결혼을 하지 않아 가족이 없지만 큰 집에서 혼자 산다. 오늘날 ‘스크루지’는 ‘수전노 영감’, ‘자린고비’로 불리며 인색한 사람의 대명사가 되었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어 많은 번역본과 영화와 연극과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영화〈크리스마스 캐롤〉은 2009년 월트디즈니에서 만들었다. 짐 캐리가 스크루지 목소리를 더빙했다.



 

스포일러 왕창~




스크루지 동업자 제이콥 말리가 1836년 12월 24일 죽었다. 에비니저 스크루지는 동업자가 죽었으므로 혼자 재산을 차지할 기회가 왔다. 장례사가 내민 사망확인서에 사인을 하고 장례 수수료로 동전 두 닢을 벌벌 떠는 손으로 건넨다. 그러나 수전노 스크루지는 동전 두 닢을 손해볼 짓은 하지 않는다. 죽은 말리 두 눈에 염할 때 얹은 동전 두 닢을 가져간다. “땅파면 돈이 나오냐!” 


7년 후, 스크루지는 여전히 고리대금업을 하고 있다.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 함박눈이 펄펄 내린다. 시청 연회장에서는 시장이 주최한 만찬준비가 한창이다. 대략 이백 여 명 초청한 것 같다. 긴 식탁에는 호화로운 접시가 세팅되었고 포인세티아가 테이블마다 놓였다. 천장에는 고급 샹델리에가 반짝인다. 그러나 만찬요리를 준비하는 시청 반지하 주방 창문 앞에는 배고픔을 호소하는 가난한 아이들이 주방을 들여다본다.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고 찾아온 조카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인간은 푸딩에 푹 삶거나 트리에 꿰어서 파묻어야 한다고 하며 크리스마스에 돈 버는 거 말고 덕 본 게 있냐고 비웃는다. 덕 본 건 없지만 닫혀진 마음을 열고 이웃을 이해하는 날이므로 땡전 한 푼 안 생겨도 행복한 날이라고 조카가 항변하자 가난한 주제에 무슨 크리스마스냐고 내쫓는다. 요즘말로 소통은 개뿔, 돈만 있으면 된다는 거.

 

자선단체에서 스크루지 사무실을 찾아왔다.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기부좀 하라고 권하지만 스크루지가 누군가! 벽난로에 불조차 피는 걸 아까워하는 인간 아닌가. 가난한 사람들은 감옥이나 강제수용소로 보내라고 외려 역정을 낸다. 기부단체 관계자가 그런 곳에 가느니 죽음을 택할지도 모른다고 하자 인구도 많은데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응수한다. 아, 이 인간아!



그날 저녁, 아무도 기다리는 가족 없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상한 일이 생긴다. 현관 문고리에 7년 전 죽은 제이콥 말리 얼굴이 파랗게 박혀 있었다. 소스라쳐 놀랐지만 잘못 본 환영이라고 여기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붉은 카페트가 깔린 긴 계단을 올라가는 스크루지 그림자가 쓸쓸하면서 기괴하다.



스프를 끓여 먹는데 7년 전 죽은 제이콥 말리 유령이 찾아왔다. 사슬로 엮은 돈궤짝이 몸에 칭칭 감겨 있다. 말리는 돈 세는 일 밖에는 몰랐던 과거 때문에 이 고통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탄한다. 게다가 자네는 나보다 7년을 더 해먹고 있으니 죽으면 더 많은 쇠사슬로 엮일 것이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혼령 세 명이 차례로 찾아 올것이라고 예고한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벌어질 끔찍한 일을 전혀 알지 못한다. 



촛불 형상을 한 첫 번째 유령이 데려간 어린 스크루지가 다닌 학교. 가난한 집 아이 스크루지가 때리는 아버지를 피해 혼자 교실에 있는 모습. 외로웠던 스크루지에게 집에 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함박 웃으며 달려왔던 착한 여동생은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조카를 낳고 죽었다. 스크루지에게 이런 아픔이 ㅠㅠ



학교를 졸업해서 좋은 직장에 취업했다. 어느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착하고 예쁜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한다. 그러나 스크루지는 점점 돈에 집착하면서 변한다. 여자가 돈을 더 사랑하느냐고 묻자 “내가 제일 두려운 건 가난뱅이로 살다 죽는거야” 라고 말한다. 여자는 모든 걸 돈으로 계산하는 당신을 놔주겠다고 하면서 떠난다. 아, 쫌!



현재를 보여주는 두 번째 혼령은 신이다. 두 번째 혼령은 크리스마스 트리 위에 앉아 인간들은 신의 이름을 앞세워 탐욕을 채우는데 소위 성직자들이 신을 잘 안다고 하지만 사실은 모른다고 말한다. 두 번째 혼령은 스크루지 사무실에서 서기를 보는 가난한 ‘밥’네 집과 조카네 집을 보여준다. 두 집은 스크루지보다 돈이 없지만 돈만 알고 사랑을 모르는 스크루지가 외려 가엾다고 기도한다.



두 번째 혼령은 사라지기 전에 코트 속에 감췄던 괴상하게 생긴 아이 두 명을 보여준다. 스크루지가 당신 아이냐고 묻자 혼령은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인간의 자식들이지. 남자 아이‘무지’, 여자 아이는 ‘굶주림’이야. 둘 다 조심하게자정을 알리는 종이 치자 혼령은 삶은 짧다는 말을 남기고 해골이 되고 연기가 되어 사라진다. 그러나 아직 스크루지는 이 모든 게 무섭고 싫을 뿐 깨닫는 게 없다! 



마침내 미래를 보여주는 세 번째 혼령이 찾아왔다. 형체 없는 검은 그림자. 첫 번째와 두 번째 혼령과는 공포수준이 완전 다르다. 저승사자다!!! 붉은 눈을 가진 말 두 필을 갖고 온 저승사자는 도망가는 스크루지를 끈질기게 쫓아온다. 



혼비백산 도망 끝에 자신의 무덤 앞에 도착한 스크루지. 묘비에 써 있는 이름이 자신이며 크리스마스 날 죽은 것으로 써 있음을 보고 저승사자에게 애걸복걸 살려 달라고 절규한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가차 없이 땅 속에 미리 파 묻어 둔 관 속으로 스크루지를 떨어뜨리고… 이렇게 끝이면… 인생, 참 무상하도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죽을 때 돈 싸갖고 가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요.



 

영국 출신 소설가 찰스 디킨스 Charles Dickens (1812년~1870년) 는 하급 공무원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빚을 지고 감옥에 가서 일찌감치 돈벌이에 나서야했다. 공장노동자, 부두 잡역부 등을 거치며 밑바닥 인생을 경험했다. 열여섯 살 때 법률사무소에서 심부름을 하며 독학으로 공부해 스무 살 무렵 신문기자가 되었다. 틈틈이 쓴 글을 발표하면서 유명 작가가 된다. 직접 겪은 사회 체험을 바탕으로 한 디킨스 작품은 부자를 풍자하고 사회비판 성격이 짙다. 그러나 대개 결말은 따듯한 휴머니즘으로 마무리하면서 소외계층에게 꿈을 안겨주었다고 평가 받는다. 쓴 작품으로《피크윅 문서》,《올리버 트위스트》,《위대한 유산》,《데이비드 코퍼필드》,《크리스마스 캐롤》등 다수가 있다.









Posted by 윤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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