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디, 상추, 더덕잎에 집에서 만든 요거트를 섞은 샐러드  




⊙ 6월이 되면 밭둑이나 마을길, 뒷산에 지천으로 널린 오디





              ‘샐러드’라는 말은 라틴어 ‘sal(소금)’에서 나왔다고 한다. 육류를 많이 먹는 서양인이 채소에 소금을 뿌려 먹는데서 유래한 것으로 학계에서는 기원전 그리스·로마 시대에 이미 샐러드를 먹었다고 본다. 육류 위주 식습관이다 보니 개운한 맛이 나는 채소나 과일로 느끼한 육류 맛을 보완했을 것이다. 알칼리성 식품인 채소는 산성 식품인 육류와 영양면에서 조화를 이룬다. 게다가 채소는 저장에 취약하므로 그때그때마다 수확할 수 있는 제철 채소나 과일을 소스에 버무려 먹으며 미각을 즐겼을 것이다. 오늘날 샐러드는 전 세계로 퍼져 특별한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들어가는 채소도 지역과 취향에 따라 다르다. 채소뿐만 아니라 과일을 섞거나 햄이나 닭가슴살, 조갯살이나 연어살, 새우 등 입맛에 맞게 넣는다. 소스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우유와 토마토케첩, 요거트, 효소, 마늘 즙이나 포도즙처럼 식물 즙을 뿌린다.


식당에 가면 양상추가 섞인 연어 샐러드나, 땅콩을 으깨 넣은 감자 샐러드, 닭가슴살을 잘게 찢은 닭가슴살 샐러드를 먹을 수 있다. 그것만큼 화려한 맛은 아니지만 시골에서는 겨울만 빼고 둘레에서 쉽게 샐러드 재료를 구할 수 있다. 시골에서 샐러드 재료를 구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따른다. 먹을 수 있는 식물을 구별하는 안목과 입맛에 맞는 것, 소스는 우유를 사다 만든 요거트나 매실청과 같은 집에서 만든 효소만 있으면 된다.

 

⊙ 갓꽃 샐러드 

김장철이 지나고 밭에 남은 갓은 겨울을 견디고 이른 봄 노란 꽃망울을 맺는다. 꽃이 활짝 피면 줄기가 억세지고 섬유질이 줄어들므로 꽃이 피기 전에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잎과 함께 먹는다. 쌉싸름한 첫맛이 매력있다. 


⊙ 그릇에 담은 노란 갓꽃은 조잘조잘 떠드는 유치원 아이들처럼 귀엽다


⊙ 씀바귀, 미나리, 더덕잎, 상추


1. 씀바귀 : 민들레꽃이 지고 씨방이 날아가면 길쭉하고 끝이 뾰족한 잎이 자란다. 가운데 연한 부분을 꺾어 먹는데 하얗고 진한 즙이 나온다. 꺾었을 때 하얀 즙이 나오는 식물은 먹어도 된다. 맛은 쌉싸름하지만 뒷맛은 개운하다.

2. 미나리 : 미나리는 주로 물이 고인 시냇가나 수로 근처에서 자생한다. 향이 강하므로 다른 재료와 섞을 때는 양을 조절하는 게 좋다. 상큼한 맛이 매력 있는 재료이다.

3. 더덕잎 : 향기가 좋은 더덕잎은 연한 잎으로 한 잎씩 따서 씻는다. 큰 잎은 질기다. 덩굴식물인 더덕은 줄기 따라 잎이 무성하게 열리는데 줄기에서 잎을 딸 때 하얀 즙이 나온다. 달고 따듯한 성질로 먹는데 부담이 없다.

4. 상추 : 쌈상추를 이른 봄에 파종하면 여름 내내 먹을 수 있다. 달고 시원한 맛으로 부드러운 성질은 모든 재료와 어울린다.


⊙ 아까시 꽃 샐러드 : 상추와 더덕잎에 아까시 꽃을 고명처럼 얹었다. 단향이 훌륭한 재료이다



블루베리 꽃


⊙ 꽃 속을 꽉 채우면서 열매가 된다


⊙ 익는 순서에 따라 다른 색을 띠는 블루베리. 이때부터 침을 삼킨다


시골에 야생 블루베리가 있다면 그 기쁨이야 말해서 뭣하랴. 그러나 블루베리는 북아메리카 토착 과일이다. 같은 베리(berry)이지만 딸기에 비해 비싸다. 그래서 지난해 블루베리 묘목 두 그루를 사다 화분에 심었다. 잎이 누렇게 뜨고 겨울을 잘 견딜지 조바심이 났다. 봄이 되자 죽은 것 같았던 묘목에서 움이 텄다. 수시로 화분을 들여다보고 인터넷에서 재배 방법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꽃이 방울방울 피기 시작했다. 또르릉 맺힌 꽃숭어리가 어찌나 앙증맞고 사랑스럽던지 떨리는 손으로 살포시 만져봤다. 


블루베리는 꽃이 다 지고 열매를 맺는 다른 과실수와 다르게 꽃봉오리가 그대로 열매가 된다. 꽃 안쪽 텅빈 공간이 조금씩 살이 오르면서 채워진다. 색도 변한다. 순한 연두색으로 내실을 꽉 채우는 작업이 끝나면 하얀 열매로 변태한다. 같은 줄기에 매달렸어도 햇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익는 색이 다르다. 하얀색은 점차 분홍색으로 익고 분홍색은 다시 보라색으로 변한다. 보라색이 짙어지면서 검푸른 블루베리가 된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 다 익은 블루베리 : 검푸른 열매에 하얀 당분이 생긴다 

 

⊙ 블루베리 샐러드 : 상추와 더덕잎, 씀바귀를 섞은 재료에 검푸른 블루베리를 보석처럼 올렸다



블루베리는 더디 익는다. 꽃이 피고 열매가 다 익기까지 얼추 한 달 가까이 걸린 듯싶다. 벌레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병이 든 건 아닌지, 골고루 다 무사히 익는지 시시때때 들여다보며 애간장을 졸인다. 마침내 껍질에 하얀분이 뽀드득 올라오면 다 익은거다. 더이상 침만 삼키고 참을 수 없다. 시장에서 파는 것과 다르게 크고 작고 들쭉날쭉하지만 아침저녁마다 마당에서 유리그릇에 블루베리를 따 담는다. 야생에서 얻은 재료로 달콤쌉싸름한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일은 시골사는 즐거움이라고 할만하다. 










Posted by 윤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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