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5월 19일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문 발표

ⓒ 사진 출처 : KTV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서 304명이 죽고 미수습자 9명이 남았다. 국민 대부분이 멘붕을 겪은 참사였다. 대통령은 즉각 참사 브리핑이나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참사 발생 5일째 되던 4월 21일 브리핑룸이 아닌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세월호를 처음 언급했다.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취지였으나 수석회의 모두 발언이었으므로 공식 사과는 아니다. 4월 29일에는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 분향소에 검은 상복을 입고 조문했다. 눈물은커녕 유족과 대면조차 없는 이상한 조문이었다.


5월 19일 담화문에서 해경 해체를 비롯한 책임자 엄중 문책을 거론하던 대통령은 담화문을 읽다가 눈물을 흘렸다. 담화문 내용으로만 보면 대통령 눈물은 이해가 안 된다. 그동안 대통령 단골 레퍼토리 언어였던 “책임 엄중 문책”이 주요 골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임 문책에서 대통령 자신은 포함되지 않는 것처럼 말했다.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종종 지적을 받았던 점을 상기하면 수긍이 되지만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가 국가 대참사에서 책임 면제 대상이라는 설명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국가 컨트롤 타워는 청와대, 즉 대통령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대통령이 국가 컨트롤 타워, 이른바 국가 위기 상황 최고 대응기관으로서 청와대가 무관하다는 발표는 국민 가슴에 못을 박았다. 바꿔 말하면 국가 최고 지위를 국민에게서 부여 받은 이가 권리는 가지되 책임은 안 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무엇이 슬펐던 것일까. 정말 국민이 겪는 참사 고통에 대한 공감이었을까. 대통령은 담화문 발표에서 얼굴 표정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눈물을 흘릴 때 나타나는 눈꺼풀 떨림이나 얼굴 근육 움직임이 많지 않았다. 눈물은 눈에서 나타나지만 얼굴 근육과 긴밀하다. 특히 비통한 상황에서 흘리는 눈물은 얼굴 근육 전체를 흔든다. 눈꺼풀은 아래로 향하게 되고 미간은 좁혀져서 주름이 생긴다.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에 턱은 목 쪽으로 끌어당기게 된다. 

 

5월 19일 담화문 발표에서 대통령은 초반에 고개를 숙여 사과 인사를 먼저 했다. 정지 화면으로 보면 고개를 숙이기 직전에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므로 눈꺼풀 떨림이나 얼굴 근육 경직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진지한 분위기였으므로 어색하고 경직된 태도가 나올 수 있다. 그러다가 눈물이 보이기 시작한 후반부 들어 대통령은 울컥하더니 놀랍게도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어금니에 힘을 줘서 말하는 바람에 입모양이 화 난 입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고개는 꼿꼿하게 각을 세웠고 눈동자는 당당하게 정면을 응시했다.

 

대통령의 화 난 입과 꼿꼿한 고개, 형형한 눈동자는 눈물과 묘한 대조였다. 전혀 슬퍼보이지 않았다. 외려 선전포고문을 읽는 양 어느 때보다 또박또박 목소리를 냈다. 2012년 1월 2일에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은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힐링캠프〉에 출연했다. 그동안 살아온 이력을 허심탄회하게 밝히는 시간이었다. 이 방송에서 대통령은 부모님을 흉탄에 여의고 난 이후 심경을 이렇게 밝힌다. “드라마를 보는데 눈물을 막 흘리면서 못살겠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런 장면이 나오잖아요. 저건 슬픔에 해당하지도 않는데 저런 경우가 무슨 슬픔일까 싶었어요.”

 

심리학자들은 충격을 크게 받거나 반복적으로 영향에 노출될 경우 자아에 균열이 온다고 한다. 성격이나 취향이 변하면서 상처 치료가 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아집과 독선에 빠져 다른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반사회성향을 띠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는 이 과정에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거나 방치했을 때 나타나는 폐단이라고 한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는 공감 결여나 장애를 보인다. 쉽게 말해서 이타성이 없으므로 타인의 감정을 읽지 못한다. 나의 감정과 상태에 집착한 나머지 타인의 기쁨과 고통을 인지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흘리는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다. 이 가짜 눈물은 철저히 자기연민에서 비롯된 눈물이다.

 

2014년 5월 19일 세월호 참사 관련 담화문 발표에서 대통령은 이를 악문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슬픔만이 가장 슬픈 것이자, 자신의 고통만이 가장 힘든 일이 아닌 다음에야 이후 세월호 참사를 극복하는 일련의 행동에서 왜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는지 설명할 길이 없다. 세월호 특별법은 유야무야 흩어졌고 유족들은 다시는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이래서 박 대통령의 눈물을 두고 친박을 결집시키려는 ‘눈물 마케팅’이라는 말이 나온다. 때마침 올해는 박정희 탄생 100주년이 된다. 탄핵 인용 여부와 별도로 기념식에서 대통령은 또 어떤 정치 계산으로 눈물을 흘릴지 모른다. 박 대통령 눈물이 안타깝게 와 닿지 않는 건 남을 위한 눈물은 모른 채, 오직 자기를 위한 눈물로 비춰진 때문이다.

 




Posted by 윤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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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휴 2017.01.31 1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통이란 사람이 드라마나 보고 인용하는게 어째 드라마 아니면 없는지, 그러고 보니 드라마 사랑 징하게도 오래 되엇내요. 저는 저때 눈물 보면서 소름 끼쳤습니다. 표정이 넘 무서운...

  2. 김정인 2017.01.31 1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쑈를 잘해요.
    박양!
    수백명의 학생을 제물로 바쳐놓고 국민앞에 눈물쑈.

  3. 하연실 2017.02.01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짓의 눈물이라고 알려나
    드라마를 넘 많이봐 연습 많이 하였네

  4. 백만돌이 2017.02.02 0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누스 같은 인간이 흘린 눈물은 악어의 눈물뿐이란 걸 잊으면 안 된다

  5. 남을비판하지마라 2017.02.02 0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신들이 대통령이었으면 오전 9:30분에 모든것이 판가름나있었던 상황에 학생들을 살릴수있었을까요?

    • 윤미화 2017.02.02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1. '남을비판하지마라'님은 "오전 9:30분에 모든 것이 판가름 나 있었던" 상황을 어디서 수집하신건가요? 제가 알고 있는 팩트는 오전 9시 45분에 이준석 선장이 구조된 것으로 압니다. 배 안에 승객을 구조할 시간이 적어도 이때까지만 해도 충분히 있었던 셈이죠. 팩트를 알고 반론을 제기해주시기 바랍니다.

      2. 만에 하나 님의 말처럼 오전 9시 30분에 모든 게 판가름 났다고 해도 승객들이 배 안에서 죽어가도록 방치해야 하는 게 옳은 걸까요?

      3. 이 참사는 사고와 수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선박회사와 국정원의 얽힘 관계가 사고 원인이라면 사고 수습은 국가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구조해야 하는 겁니다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지요. 대통령은 평일임에도 왜 본관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수상한 일정을 보낸 것일까요? 많은 국민이 이게 나라냐 하는 원성이 나온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4. 대통령은 국민 투표로 선출된(이번 대통령은 그마저 의혹 투성이지만) 국민의 종복입니다. 국정 운영권을 부여받고 그에 따른 막중한 책임도 부여 받습니다. 사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무거운 자리입니다. 세월호 참사 수습을 못한 대통령에게 자질을 물어보는 건 공화정 국가에서 당연한 국민 권리입니다.

      5. '남을비판하지마라'님은 본인의 닉네임과 괴리가 되는 오류를 범하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세요?

    • 뭐냐넌 2017.02.02 1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학생들을 살릴 수 있었다 살릴 수 없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최소한 국가 지도자로서의 책임이 문제인 거 아닌가? 이상한 방향으로 물타기하네, 이 정신나간 양반.

  6. 인사시머(人刺身ER) 2017.02.02 1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비록 주먹질로 먹고살지만 뭐가 옳고그른 정도는 안다.
    9시30분이면 배가 뒤집어지기전이다.
    니가 빨아대느 그싀벌연은 그위급한 때 무슨 질알한다고 방구석에 쳐박혀서 꼼짝않고 있었다냐?
    9시30분 그이야기는 김규현 그쇄뀌가 헌재에서 그렇게 씨부렸다고 하더구만...
    그소리를 들었다고 너도 여기서 말도 안되는 소릴 하는거냐?
    제대로 알고 상식적인 댓글 올려라 요즘처럼 무서운 세상에 개소리하다가 칼침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