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사생활

인민여우 2016.11.16 01:22

▲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가 배 안에서 보낸 문자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는 11월 15일 대통령의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제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보면 대통령이 피의자가 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나온 회견이다. 내용 골자는 두 가지로 압축되는데 변론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과 의혹이 정리되어야 조사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하소연이었다. 이런 핑계는 대부분 시민이 예상했으리라고 본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 기자회견 마지막에 나왔다.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도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

 

무슨 말인지 언뜻 이해가지 않았다가 김영재 의원과 차움(chaum) 병원이 떠올랐다. 두 병원은 요즘 한국에서 가장 핫(hot)한 병원이다. 15일 복지부에서는 최순실 자매가 차움에서 정맥주사약을 대통령 대신 대리 처방 받은 정황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도 당대표 시절부터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차움에 드나들었다고 한다. 대통령도 우주의 기운만으로는 몸을 챙기기 어려웠던 것 같다.  

 

잠깐 이야기를 곁다리로 붙이자면 아래 사진은 내가 가진 몇 안 되는 화장품이다.

 

에센스 스킨, 아이크림, 콤팩트 파우더, 눈썹 펜슬, 립팔레트, 립밤. 여섯 가지이다. 화장품이 몇 가지 없다보니 화장하는 시간도 7분이 채 안 걸린다. 별도로 피부 관리 받은 적도 없다. 나처럼 하루 종일 빈둥대는 사람은 피부 관리가 덜 필요하지만 대통령이야 어디 같은가. 흙수저로 태어난 나의 7분과 그분의 7시간은 태생부터 다르니 피부 관리는 말해서 뭣하랴. 대통령은 외교사절도 맞이하고 외국순방도 가고 국내 정치인이나 행사 관련해서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좋은 인상은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속담처럼 아마 대통령도 예쁜 인상을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유영하 변호사가 말한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은 이처럼 처방전을 의식한 사전포석이다. (SBS 방송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 김상중씨 음성지원) 그런데 말입니다. 여성으로서의 사생활과 대통령의 공무수행이 어떤 관계인지 곰곰 생각해봤다. 대통령도 여성이라서 피로 회복이나 피부 관리 받은 점은 이해 가는데 그게 국정운영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은 “대통령으로서의 사생활”처럼이나 말이 안 되지 않나.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북이 등짝 긁는 듯한 이런 말을 대국민선전포고처럼 듣다보니 세월호 참사 7시간 미스터리 스릴러가 스믈스믈 온 몸을 타고 올라온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7시간 동안 대통령을 봤다는 사람이 없었다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점을 “여성으로서의 사생활”로 해석해야 할지, “대통령으로서의 사생활”로 봐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공직자의 평일 근무 시간 사생활’은 이래도 의혹 저래도 논란이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은 7시간 동안 관저에서 집무를 봤다고 했다. 그에 반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전화와 서면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 말이 사실이라면 왜 평일 근무 시간에 본관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 있었던 것인지 설명이 요구된다. 이점은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인지, “대통령으로서의 사생활”인지 말이다. 어느 쪽이든 평일 근무 시간에 관저에 있었다면 평소와 다른 무엇인가 있었다는 말이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말대로라면 직원들과 가까운 곳에 있던 대통령이 국가재난 앞에서 왜 대면보고를 받지 않고 전화와 팩스 보고만 받았는지 납득이 안 간다. 위급한 상황에 전화와 팩스보다 후다닥 뛰어가서 대면보고 하는 게 더 빠르지 않나? 혹시 당장 만날 수 없는 제3의 장소에 있었던 건 아닐까? 만에하나 근무 시간에 집무실에서조차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나 “대통령으로서의 사생활”을 보내신 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 해명은 해소되지 않았다. (김상중씨 음성지원) 만약에, 만약에 말입니다. 그 시간 수백 명의 사람이 바다에 빠져 죽어가고 있었던 점을 상기하면 4월 16일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은 스릴러 소설계 거장인 스티븐 킹조차 좌절하게 만드는 참혹한 호러가 아닐 수 없다. 







Posted by 윤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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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양저격하자 2016.11.17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7시간동안 정씨와 최소한 7번은 했겠죠........

    • cretois 2016.11.21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씨가 아니라 최씨와 했을 가능성이 높죠, 7시간 동안 7번...아니면 셋이 했던지.

  2. 닭도리탕 2016.11.17 1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뽕맞고 있었을 겁니다. 프로포폴

  3. 2016.11.20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뽕이나 잠자리론 7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설명하기 어려워요.. 의도적인 살일을 했을 가능성을 무시하지 못하겠습니다.. 그 이유로는 그 시간에 무엇을했는지 밝히질 못하니까요. 돌아다니는 소문보다 실제로는 더 나쁜짓을 했다는거죠

  4. 윤미화 2016.11.21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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